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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K5가 출시했습니다. 이례적으로 1.6T, 2.0가솔린, 하이브리드, LPG모두 한꺼번에 쏟아내듯 판매를 시작했네요. 쏘나타와 뭐가 다르겠어라고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꽤 다릅니다. 눈에 보이는 스타일링은 차치하고 눈에 안 보이는 것부터 말씀 드릴게요.
- 좀 더 탄탄한(단단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주행질감
- 초반에 다소 몰려있는 제동성능
- 쏘나타 센슈어스보다 더 경쾌하게 튀어나가는 발진가속
- 쏘나타보다 약간 떨어지는 2열 정숙성
- 윈드실드가 운전자 머리 위에서 시작됨으로 인한 눈부심
- 쏘나타 센슈어스보다 더 강하게 세팅된 인공 배기사운드
- 새로 적용된 변속 다이얼의 부적확함(R, N, D 각 단에서 더 정확하게 걸리는 느낌이 있거나 회전범위가 더 넓었으면, 마치 재규어처럼 돌아갔으면 하는 아쉬움), 덧붙여 누른 건지, 안 누른 건지 모르겠는 실내 트렁크 버튼
- 상대적이지만 밭은 1열 헤드룸, 그에 반해 꽤 쾌적하고 허벅지 받침이 성인의 다리를 모두 지지하는 훌륭한 2열 시트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럼 하나씩 설명해볼게요. 외관은 간단히.
신형 K5(기아는 이번에 별도의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네요. 그냥 3세대 K5가 전붑니다. 이 글에선 구분하기 쉽게 ‘신형 K5’라고 표기할게요)는 기아차가 타이거 노우즈를 처음 선보였던 차입니다. 당시에도 중형세단치고 상당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죠. 물론 인기도 많았고요.
3세대에서도 파경은 이어집니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 4905(+50)*1860(+25)*1445(-20)입니다. 괄호 안은 전세대 대비 변화된 수치입니다. 그리고 휠베이스는 2850mm죠. 쏘나타와 비교하면 길이는 5mm, 휠베이스는 10mm 더 깁니다. 근데 그 차이를 체감하긴 쉽지 않아요. 하지만 형태적인 특징, 그러니까 K5는 쏘나타보다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이 더 완만하거든요. 전고도 낮아졌고. 그래서 1, 2열 헤드룸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트렁크도 궁금했죠.
이건 영상으로 보시는 게 더 빠를 듯.
물론 개인차는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앞뒤 모두 앉았을 때 부족한 건 없었어요. 다만 운전하며 “어, 머리 위에 주먹 하나가 안 들어가네?”라고 생각했습니다. 2열은 레그룸만 놓고 보면 거의 K7이에요. 사실 K7보다 신형K5의 휠베이스는 불과 5mm 짧은 수준이거든요. 물론 헤드룸은 K7이 더 넓습니다. 이것 역시 K7의 트렁크라인이 신형 K5와는 달리 덜 완만하게 떨어지는 까닭입니다. 기아차는 이런 형태적인 한계를 조금이라도 극복하려고 요령을 부렸습니다. 2열 천장을 올려다보면 두 움큼은 후벼팠어요. 그냥 뚝 파내면 또 어색하니까 아이폰X처럼 M자로 파냈죠. 그 덕에 2열 헤드룸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제 신장은 178cm입니다.
정리하면, 중형세단 중엔 거의 최고수준의 공간을 뽑아냈다. 단, 머리공간은 탑승자에 따라 좀 밭게 느낄 수 있다.
바깥에서 살핀 디자인은 거의 호평 일색입니다. 저도 동의해요. 심장박동을 형상화했다는 DRL, K7의 그것보다 더 디테일해진 후방주행등. 그리고 시승차는 신형 K5안에서도 가장 스포티한 모델인 1.6터보인 덕에 차체 곳곳에 멋진 요소들을 많이 덧댔는데 이게 또 꽤 완성도가 높네요. 이를테면 앞 범퍼 밑에 달린 카나드처럼 보이는 장식, 그리고 리어 범퍼 하단의 디퓨저 장식과 에어 덕트들. 어느 것 하나 잔망스럽지 않습니다. 존망아니고 잔망.
흥미로운 건 보통 차가 출시하면 그 전에 배포되는 사진과 실물을 봤을 때의 느낌적인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신형 K5는 그 부분이 현저히 적었다는 겁니다. 거의 똑같아요. 그러니까 사진으로도 멋지고 실물로 봐도 멋진 차였습니다.
내부 디자인도 몇 가지 빼곤 전부 마음에 들었어요. 마음에 안 든 부분만 얘기해보죠. 개인적으론 점점 커지는 디스플레이 흐름은 뭐라 할 수 없지만 이와 맞물려 그 주변을 에워싸는 하이그로시 소재는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게 신형 K5에도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센터 디스플레이 주변과 기어노브 주변 패널, 그리고 도어 암레스트에 손을 얹는 부분이 모두 통짜 하이그로십니다. 이게 적당히(라고 쓰고 적게 라고 읽어주세요) 쓰면 눈길 스칠 때 잠깐잠깐씩 포인트가 되서 예쁜데 이런 ‘투머치’는 정말 별롭니다. 아무리 하이그로시 소재가 전세계적으로 값이 떨어졌다기로서니 별로에요. 하물며 신형 K5 는 센터디스플레이에 지문이 유독 잘 묻더군요. 그러다보니 아주 그냥 인테리어에 범죄현장 감식반 왔다간 것처럼… 그 다음은 생략한다.
또 한가지는 기어노븝니다. 처음 적용한 변속다이얼인데 이게 조작감이 적확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R에서 D로 한번에 돌릴 땐 덜한 데 그 중간인 N으로 놓을 때, 물론 중립 놓는 경우가 흔하진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조작감이 더 정확하면 좋겠어요. 아니면 돌아가는 범위가 더 넓게 하거나. 이건 재규어 다이얼을 조작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비용차이일수도 있겠네요.
트렁크 버튼은 유독 눌림감이 떨어지더군요. 이건.. 개선될 부분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요.
마지막은 윈드실드의 광활함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건지 모르겠는데 윈드실드가 넓어요. 그래서 좋습니다. 시야가 아주 좋거든요. 그럼 뭐가 문제냐? 운전자 머리 위로 너무 많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유독 해가 들어오는 각도가 넓습니다. 선바이저를 계속 활용해야 해요. 아, 그리고 선바이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약간 헐겁습니다.
오케이, 여기까지. 이것들 빼곤 신형 K5의 인테리어는 여태껏 봤던 어떤 기아차보다도 훌륭합니다. 하나만 꼽으라면 풀디지털 클러스터도 아니고 새로 적용해서 아주 보기 좋은 UI도 아니며 어떤 스마트폰도 흔들림없이 훌륭하게 고정할 수 있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도 아닙니다.
또 새로 디자인한 마침맞은 스티어링휠도 아니며 군더더기 없으면서 밀도있게 배치한 대시보드도 아니죠. 조작감 좋은 열선, 통풍 시트도 물론 아니고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시트입니다. 새로 디자인한 신형 K5의 시트는 너무 좋아요. 볼스터가 마치 스포츠카처럼 옆구리를 잡아줄 뿐만 아니라 등받이, 엉덩이받이의 쿠션 길이와 텐션 모두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가죽도 괜히 맨질맨질해서 엉덩이 죽죽 미끄러지기만 하는 나파가죽도 아니고 내구성 좋고 오돌토돌한 그 가죽이고요. 죽여줍니다.
자, 다음은 CVVD기술이 적용된 아주아주 칭찬해 마지않는 1.6터보 가솔린 엔진 얘깁니다. 정확히는 엔진만이 아니라 이 엔진에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그것을 품고 있는 차대가 보여주는 동력성능이겠죠.
2019/10/20 - [세단] -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시승기(Hyundai Sonata Sensuous Test Drive)
으왕ㅋ굿ㅋ 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사실 쏘나타 센슈어스 시승하며 이 엔진 어쩌면 워즈 오토 10대 엔진에 뽑힐지도 모른다고 할 만큼 좋아했거든요. 근데 그게 더 잘 녹았습니다. 현대와 기아가 데이터를 절대 공유할 리 없습니다만 K5 1.6T의 운동성능은 쏘나타 센슈어스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싸그리 잡은 느낌입니다.
초반 발진 가속 때 일단 경쾌합니다. 이거야 뭐 기아차 원래 그러지 않았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쾌가 아녜요. 엔진만 힘이 남아돈다거나, 소리만 커진다거나, 아니면 힘도 세고 소리 도 큰데 차가 직진을 못 한다거나… 뭐 약간 과장해서 한 말이긴 합니다. 요즘 이런 찬 없죠.;;;
신형 K5는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쏘나타보다 좀 세게 매만졌어요. 그래서 컴포트 모드에서도 소리가 제법 유입되고 스포트로 바꾸면, 게다가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크게’ 단계로 세팅하면 아주 그냥 우르릉쾅쾅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꺼봤죠. 그래도 제법 부밍음은 있습니다. 이런 청각적인 자극을 제외하면 차의 속도감이 더 커지죠. 왜 우리 전기차타면 귀신같이 모터소리 쉬이잉 내며 달릴 때 이야 기똥차네 하잖아요. 그거와 마찬가집니다.
그렇게 타보니까 신형 K5의 가속감은 쏘나타 대비 더 매끈하고 가벼운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기어비 조정 때문인지, 아니면 공차중량이 10kg더 가볍기 때문인지, 아니면 공기저항을 덜 받는 차의 형태 때문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뭐,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거라고 봐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파워트레인 세팅이겠지만요.
하체 느낌은 기아가 더 유연하면서도 단단합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그 느낌 푸들푸들해요. 멍멍. 도심주행에서도 재밌게 탈 수 있고 고속안정성도 탁월합니다. 운전재미가 있는 차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습니다. 시승차는 235/45R 18 에 피렐리 파제로 타이어를 신고 있었습니다. 쏘나타 센슈어스랑 같죠. 타이어빨이 절대적이란 데 동의하지 않진 않지만(응?) 더 탄탄합니다. 1열에선 이 탄탄함이 상당한 운전 자신감으로 다가옵니다만 2열에 앉아보면 튀는 게 잘 느껴져요. 확실히 기아는 현대보다 더 날카로운 중형 패밀리 세단을 만들려고 했던 게 맞네요.
주행성능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제동성능. 감속을 해보면 제동력, 답력 모두 초반에 몰렸습니다. 제동으로 단지 감속만 하는 게 아니라 그립을 더 만들어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는 걸 생각할 때 좀 어려웠습니다. 물론 시승차가 누적 주행거리가 불과 150km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긴 해야 합니다만 그럼에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초반에 제동력이 확 올라와요. 그렇게 주욱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꾹 밟으면 살짝 뒤가 기우뚱댑니다. 휠 디자인은 엄청 멋지니까 브레이크 시스템도 뭔가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파츠가 나온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합니다.
자, 못다한 이야기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앞으로 그 동안 밀렸던 글 시승기 쭉쭉 올려드릴게요~ 구독 꾹!
K5 1.6T 시그니처
엔진 I4 터보 가솔린
배기량 1598cc
최고출력(ps) 180/6500rpm
최대토크(kg.m) 27.0/1500~4500rpm
변속기 8단 자동
섀시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
스티어링 랙&피니언
타이어 앞, 뒤 235/45R 18
크기
전장X전폭X전고 4905X1860X1445mm
휠베이스 2850mm
공차중량 1450kg
연료탱크 NA
트렁크 용량 NA
성능
0-100km/h 가속 NA
최고속도(km/h) NA
공인연비(복합/도심/고속) 13.2/11.8/15.4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127g/km
기본가격 3200만원(시그니처) 시승차 3685만원
이재림 유튜브 http://www.youtube.com/channel/UCCE4oHV3UzJAEiZWuyqBt7g
원태아버지 네이버 포스트 http://naver.me/5azCm42q
원태월드 1호점 네이버 블로그 https://jr021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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