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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아주 잠깐 주춤했던 날, 강원도 속초로 박투어를 떠났습니다. 평소에 궁금했던 스즈키 SV650X를 타고 갔죠. 원래 저는 바이크로 지방은 잘 가지 않아요. 갈 땐 어떻게든 끌고 가는데 돌아올 때 힘든 게 너무 커서 보통 차를 이용합니다. 원태와 놀아줄 시간도 부족해서 그런 것도 크고요.



하지만 이번에 달린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하늘과 함께 아주 그냥 라이딩하기에 최고의 날씨였죠. 이 사진 한장만 봐도 다시 그때 생각이 나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스즈키 SV650X는 SV650을 바탕으로 만든 카페레이서입니다.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에 요즘 가장 뜨거운 트렌드인 네오 레트로 룩을 가미했죠. 위에 SUZUKI 로고도 요즘은 쓰지 않는 로고거든요. 요즘 스즈키 차들은 S를 씁니다.  



일본에서 생산하는 SV650X는 페인트 도장상태가 되게 좋습니다. 몇번 덧칠한것처럼 페이트 자체가 두껍게 칠해져 있어요. 균일할 뿐만 아니라 들어간 펄 느낌도 훌륭합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2016년 스즈키가 오사카 모타사이클쇼에서 선보인 SV650랠리 컨셉트 모델입니다. 어때요? 거의 SV650X와 똑같죠? 그러니까 자동차로 치면 컨셉트카가 그대로 세상에 나온 겁니다. 



그런데 사실 들여다보면 SV650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유사해요. 비키니 카울, 세퍼레이트 핸들, 시트, 넘버플레이트가 다른 정도죠.



먼저 동그란 헤드램프 위에 이렇게 작은 비키니 카울을 씌웠습니다. 역시 저기에도 SUZUKI라고 써놨죠. 헤드램프는 LED는 아니고 할로겐 벌브타입인데 이 부분 역시 클래식하니 좋습니다. 야간에 광량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좀 아쉽더군요.



다음으로 세퍼레이트 핸들을 집어넣었습니다. 폭이 좁아서 잡으면 팔꿈치가 살짝 옆구리에서 떨어집니다. 앉아보면 자연스럽게 상체가 수그려지는 자세가 나옵니다. 강원도까지 약 500km를 달렸는데 피로도가 버틸 만하더라고요. 앞서도 말했듯이 전 웬만해서는 바이크 타고 도 경계를 넘지 않거든요. ㅎㅎ 근데 이 녀석은 또 타고 가겠냐고 물으면 YES라고 할 것 같습니다.



계기판은 단출한데 필요한 정보는 모두 다 보여줍니다. 기어 단수, 연비, 주행가능거리, 엔진회전수, 연료량, 냉각수 온도를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게 표시합니다. 근데 계기판의 버튼 눌림감이 살짝 아쉬워요. 글러브 낀 손으로 누르면 이게 눌린 건지, 안 눌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꾹꾹 누를 뿐이에요. ㅎ



핸들의 양쪽에 위치한 스위치류는 고급스럽진 않습니다. 하지만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딱 있죠. 핸들을 감아 쥔 상태에서도 양 엄지손가락으로 모두 조작하기 편합니다. 비상등 버튼도 갖췄고요. SV650뿐만 아니라 V스트롬 250 ABS와도 똑같은 버튼입니다.



다음은 시트입니다. 시트고는 790mm로 약간 껑충한 느낌인데 라이딩포지션은 의외로 앞으로 숙여집니다. 전통적인 카페레이서라면 뒤까지 평평하게 깎인 디자인이어야 할 테지만 스즈키는 저런 번데기 주름으로 레트로 느낌은 살리면서 뒤는 살짝 올렸죠. 그러니까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고려한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오히려 뒤를 완전히 날린 옛날 카페레이서 스타일의 시트는 보기에는 멋질지 몰라도 엉덩이가 뒤로 밀려나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이 넘버플레이트는 기능적인 쓸모가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옛날 카페레이서의 특징을 재현한 디자인요소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각자 고유의 식별번호를 붙이고 레이스를 했거든요.



연료탱크와 비키니카울에 쓰여있는 SUZUKI의 옛 엠블렘처럼 이 테일램프 역시 옛날 스즈키 모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참 멋진 것 같습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에서 스즈키가 얼마나 오래됐고, 제품을 잘 이해하고 만들었는지 알 수 있죠.



엔진은 앞서 말했듯이 SV650에 쓰인 V트윈 엔진이 그대로 쓰였습니다. 76마력 최고출력에 6.52kg.m최대토크를 냅니다. 함께 투어를 갔던 친구들의 바이크는 MT-09, 알나인트, S1000R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쳐졌죠. 그래서 스로틀을 쥐어짜며 달려야겠구나 지레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왠걸요. SV650X는 의외로 잘 달렸습니다.



단지 무늬만 카페레이서가 아니었어요. 사실, SV650은 타보질 못했거든요. 그저 사람들이 입문용으로 타든, 경력이 오래된 라이더가 타든 만족할만한 바이크라는 얘기만 무지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SV650X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사실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 959만원이라는 가격은 동급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메리트있는 가격입니다.



양양으로 가는 구룡령을 넘어가며 보여준 SV650X의 움직임은 시종일관 경쾌했습니다. 이해하고 예측하기 쉬운 바이크의 특성은 초보자라고 해도 쉽게 적응하고 다룰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미들급이지만 호쾌하게 내뻗는 엔진 성능과 변속기 그리고 잘 매만진 서스펜션 덕에 상급 기종과 어울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브레이크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답력이 일관됐고 피로도도 적었습니다. 신고 있는 뒤 타이어는 폭이 160mm라서 동급 기종대비 좀 얇지 않나 생각했는데 왠걸요. 필요충분한 트랙션은 물론이고 오히려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줘 만족스러웠습니다.



1박2일간 함께하며 SV650X가 보여준 몸놀림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리터급 바이크들과 장거리 투어를 가더라도 호흡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어에서 아쉬운 부분은 수납공간과 약간 애매한 사이드미러 위치뿐입니다. 수납공간은 백팩을 매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이드미러는 라이더 체형에 따라 사각지대가 다소 생길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뿐입니다. 곁에 두면 오래도록 만족하며 탈 수 있는 활용도 높은 바이큽니다. 게다가 멋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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