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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시승기는 아닙니다. 현대차에서 베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자리를 마련했거든요. 거기에 참석했습니다. 동영상은 여기 있습니다. 단, 이번엔 편집을 하지 않고 통째로 올려드리니 그 점은 헤아려주시길 바래요. ^^
현대차에서 새로 내놓은 베뉴가 화젭니다. 기아 셀토스도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두 대의 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것 같아요.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소형 SUV에도 급이 나뉩니다. 베뉴는 소형 SUV에서도 가장 작은 A세그먼트에 들어가요. 그러니까 베뉴는 기아 스토닉과 같은 크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아 셀토스, 쌍용 티볼리, 그리고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의 QM3는 더 큰 급인 B세그먼트에요. 언뜻보기엔 비슷할 수 있습니다.
'이놈이 저놈이고 저놈이 이놈같은'사이즈 일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A세그먼트와 B세그먼트로 나뉜단 얘깁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매스브랜드에서 A세그먼트는 현재 딱 두 종류 밖에 없죠. 앞서 말한 스토닉과 루키인 베뉴입니다. 그래서 현대 입장에선 선점해야 해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5층에 가면 이런 입간판이 있습니다. 마치 브레인스토밍 할 때 칠판에 막 써놓은 듯한 판이죠? 베뉴를 개발할 때 랜더링 스케치도 있고 CAD로 작업한 그림도 있고 또 뭔가 아재들은 이해 못 할 어번 바이브, 혼라이프;; 등의 단어들이 눈에 띕니다. 베뉴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게끔 해놓은 장식 같아요.
위에 사진들 너무 성의 없다구요? 지난 번 베뉴 시승기 때 보여드렸던 사진 재탕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하지만 사진 너무 작다고 쪽지 주신 분들이 많아서 다시 올려드렸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엔 실물을 찍었습니다. 다시 사진 좀 보시죠.
모터스튜디오 5층에 데모카가 한 대 있어요. 거기에 이런 액세서리들이 설치 돼 있습니다. 지난 번 시승행사 때 보면서
베뉴 소비자들이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전에 실물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해놨더군요. 하지만 텐트는 없어요. 개인적으론 텐트가 참 궁금했습니다만. ㅎ 앞서도 말했지만 이번에 보여드리려는 것은 시승기는 아닙니다. 베뉴를 만든 디자이너 두 분의 얘기를 듣는 게 주된 내용이었어요. 보통 자동차 회사가 신차를 내놓으면 엔지니어, 디자이너, 상품개발&마케팅 관련자들의 얘기를 들려주죠. 그 중 디자이너의 얘기가 의외로 재밌어요. 물론 차의 성능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는 엔지니어링 얘기가 1차적으론 궁금하지만 '오호 이런 게 있어?'하는 부분은 주로 디자인쪽에서 나오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례로 동영상 하나 보여드릴게요.
저 버튼은 오디오 파워온&볼륨조절 버튼입니다.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저렇게 꾹 들어가죠. 고장인가? 싶지만 유사시에 저렇게 들어감으로서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 주려는 거래요. 만약에 급정거해서 가슴팍이나 머리로 부딪힐 경우에 말이죠. 물론 그렇게 세게 부딪히면 크게 다치겠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선 저런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대요.
사진 속 마이크를 잡고 있는 분은 차일회 책임연구원으로 베뉴 내장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EV퓨처모빌리티디자인팀 소속이세요. 원래는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고급 중대형차를 맡아 디자인하다가 이번에 팀을 옮기면서 처음 잡은 프로젝트였답니다. 내장 디자인을 하면서 첫번째로 중요시 했던 건 A세그먼트 소형차인만큼 어떻게든 넓고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드는 거였대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지만 차의 외관을 함께 그리는 것도 즐겨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 중에 이렇게 바깥 모습과 함께 베뉴를 곧잘 그리곤 했답니다.
자, 주목할 사진은 바로 윗사진. 운전석을 열고 있는 아이와 조수석에 있는 강아지 보이시죠? 디자인을 하면서 이 차는 이런 상황에 어울릴거야 하면서 그린 건데 이게 결과적으론 베뉴의 컨셉이 되버렸죠. 소가족이거나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삶 말이죠. 이렇게 발전할 줄 몰랐다면서 차 책임연구원도 놀랐답니다.
위 사진에서 좌측 오디오 전원 버튼과 우측 주파수 조절버튼의 지름이 다르죠? 이게 보통은 같은 크기를 쓴대요. 근데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려고 고집했답니다. 저건 크기를 같은 걸로만 해도 원가 절감이 차 당 몇백원은 될텐데요.ㅎ
이것도 다이얼 안에 온도를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띄웠죠. 역시 A 세그먼트를 넘어서는 장치.
트랙션 모드 장치도 갖췃습니다. 이건 그냥 지형에 따라 ESP 개입 여부를 조금씩 달리하는 정도입니다. 생색내기에요. ㅎ
이 디스플레이를 더 키우고 싶었는데 차 급때문에 못 했대요. 이것마저 원랜 7인치를 집어넣자고 했던 걸 간신히 1인치 넓혔답니다. 역시나 차 실내에서 차지하는 부피를 조절하고 조절한 끝에 끌어낸 결론이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건 저 송풍구에요. 송풍구가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법상 일정부피 이상이 돼야 한대요. 공기를 뿜어내는 양에 대한 규정이 있어서 말이죠. 그 기준을 만족하면서 최대한 디자인을 개성있게 했답니다. 저 테두리도 바꿀 수 있게 한 것도 조금이나마 덜 밋밋하게 하려는 노력이었답니다.
신경을 많이 쓴 트렁큽니다. 이 부분은 시승행사때도 상당히 호평받았던 부분이죠. 바닥을 2단으로 하고 또 상단 캐빈 격벽을 2열 시트 뒤로 슬라이딩시켜 수납시킬 수 있게 한 것. 나머진 영상으로 한번 보시죠. 편집을 못해서 그렇지 내용은 정말 알찹니다. 다른 데선 못 듣는 얘기에요. ㅎ
다음으로 베뉴의 외장 디자인을 설명해준 외장디자인1팀의 윤지원 연구원.
외장디자인에서 강조한 부분은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그리고 커보이는 힘이었습니다. 사실 베뉴는 A세그먼트지만 길에서 보면 좀 더 커보이죠. 그래서 다들 셀토스, 티볼리와 같은 급으로 보는 것 같아요. 어쩌면 이건 외장 디자이너들이 결과물을 잘 뽑아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대로 성공한 거잖아요.
지금 모아놔서 저렇게 단단해 보이는 게 아닙니다. 확실히 힘있어 보여요.
이 사진에서 뭘 보실 수 있나요? 손잡이 있는 면에 드리워진 그림자 보이세요? 잘 모르시겠다구요? 그럼 이사진을 다시 한번 보시죠.
저 무대 가운데 말고요.
네, 바로 이 화면 속 그림요. 저 하얗게 표시된 부분 보이시죠? 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사이드 캐릭터 라인 하나가 차체를 한 바퀴 돌 듯 이어져요. 차를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네요.
베뉴는 램프류를 네모낳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작지만 커보이게 하려는 의도와 맞물려요. 각인하기 쉬운 상징적인 도형을 적용해야 사람들이 아이코닉하다고 느낀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각진 사각형이 아니에요. 사각형을 이룬 선에도 살짝 힘이 들어간 곳이 있고 가다가 풀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또 얇게 흐르다가 두꺼워지는 부분도 있죠. 선의 강약을 조절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대요. 재밌죠? ㅎ 이런 네모꼴은 밑에 범퍼에도 들어갑니다.
요렇게요. 그리고 뒤로도 이어지죠.
요렇게 말이죠. 최지원 연구원이 설명한 부분 중 또 재밌던 부분은 바로 이 테일램픕니다. 랜티큘러 방식이래요. 처음 들어봐서 찾아봤어요.
렌티큘러는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얼굴을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조금 움직이면 그 때 마다 그림이 달라지는 카드를 말합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그림이 바뀌는 카드나 딱지, 책받침 등을 보신적 있으시죠? 그냥 평면 카드인데 그 안의 그림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그림 카드를 렌티큘러라고 합니다. 이렇게 보이는 이유는 렌티큘러 필름이 오돌도톨하게 골이 파여 있습니다. 이같은 모양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거나 입체감이 느껴지는 효과를 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필름이 일종의 렌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베뉴에 쓰인 테일램프는 우리가 흔히 아는 벌브타입이에요. 전구를 끼워넣고 주변에 그 전구의 불빛을 확산할 수 있는 반투명 플라스틱 렌즈커버를 씌우는 거죠. 그런데 위에 사진으로 봐선 그렇게 보이지 않죠? 말씀드린 렌티큘러 방식을 적용해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거죠. 이것 참 예쁘더군요.
지난 번 베뉴를 시승할 땐 그저 작고 예쁜 차로만 여겼는데 이번 설명을 듣고 나니 많이 달라 보이네요. 역시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디자인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더욱 더 큰 분야인 것 같습니다. 다시 타봐야 겠어요. 베뉴를 아마 다음 주 쯤 탈 것 같은데 그땐 영어 리뷰로 보여드릴게요. 셀토스를 영어 더빙해서 채널에 올렸더니 인도 소비자들 관심이 대단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베뉴는 어떻냐는 얘기도 있어서 ㅎ 해보려고 합니다.
참, 베뉴에 대해 궁금한 부분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에 가보세요. 이것 말고도 엄청 재밌는 게 많습니다. 이런 전시회도 있고요.
자, 편집은 많이 부족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으로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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