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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티지 시승기는 이재림의 카잼 TV에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도 있습니다.



애스턴마틴 밴티지는 2세대로 거듭나는데 무려 12년이 걸렸습니다. 요즘 제조사들의 모델 변경 주기가 6~7년인 걸 생각하면 거의 두 배가 걸린 셈이죠. 내부 복잡한 사정이 있었는데 자알 해결중입니다. ㅎ



오래 걸려 미안하다는 듯 신형 밴티지는 파격적인 생김새를 갖춰 어디서 봐도 눈이 즐겁습니다. 먼저 거대한 엔진보닛과 전면의 공기흡입구는 열지 않아도 앞에 얼마나 큰 엔진이 들어 앉았을지 짐작하게 합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AMG가 만든 V8 4L 트윈터보 엔진이 엔진룸을 가득 채우고 있죠.



애스턴마틴은 엔진을 갖다가 그대로 쓰지 않고 강하게 매만진 뒤 최대한 캐빈 쪽으로 붙여놨습니다. 무게중심을 조금이라도 더 맞추기 위해서죠. 상대적으로 새우 눈처럼 작게 판, 하지만 디테일이 훌륭한 헤드램프도 극적인 효과를 더합니다. 매끈한 라인은 옆으로 쭉 이어지며 전형적인 롱 노즈 숏테일 스타일을 드러내죠.



널찍한 면이 심심하지 않은 건 앞 타이어 뒤로 움푹 파낸 에어아웃렛 덕택입니다. 하지만 밴티지 디자인에서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뒷모습입니다. 마치 흰수염고래의 수염판처럼 주욱 뻗은 테일램프와 범퍼에 자리잡은 커다란 리어 디퓨저는 레이스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냅니다.



메르세데스와 엔진을 공유하지만 밴티지가 내뿜는 사운드는 완전히 다릅니다. 굳이 속도를 올려 달리지 않아도 내뱉는 소리가 앙칼져 얌전하게 타기 어렵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게다가 달려보면 이전의 V12 애스턴 마틴에선 느낄 수 있던 우렁찬 뱃고동같은 소리까지 서려있습니다. 12년만에 진짜 슈퍼GT로 거듭났어요.



뒷모습은 이 차 디자인의 백미에요. 어쩜 이렇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기가막힙니다. 게다가 스포일러 하나 없이 공력성능을 최적화하기까지 했으니 더욱 박수 받을 일입니다. 밑에 디퓨저도 보면 레이싱 머신이 따로 없죠.



카본 루프와 이것이 GT카라고 말하는 듯한 시트 보십시오. 보고만 있어도 침이 좔좔. ㅎ 물론 카본 루프와 고급가죽 스포츠 시트를 쓰는 차가 애스턴 마틴 뿐은 아닙니다만 애스턴 마틴은 GT카 분야에선 가장 노하우가 많은 브랜드 중에 아닐까 합니다. 물론 GT카하면 페라리도 빼놓을 수 없다는 거 압니다. 또 "그래봤자 떨어지는 중고값은 어쩔 건데?"라고 되물을 것도 잘 알고요. 하지만 지금 말씀드리는 건 차 곳곳에 쓰인 GT카의 요소에 대한 얘기니까 이해해주시길. ^^



문고리는 평소에는 숨어있다가 차 키로 잠금해제하면 저렇게 쓱 솟아나옵니다. 시트 조절 버튼도 고급스러워요. 특히 저 등받이와 엉덩이 받침 조절하는 버튼은 사이드미러 조절버튼에도 똑같은 형태의 부품이쓰이는데  근래 만나본 시트 조절 버튼 중에 가장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눌림감도 훌륭해요.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옛날, 겨울철에 쓰던 손나로 안에 들어있는 똑딱이? 그거 누를 때 소리납니다. 딸칵 하고. 






애스턴마틴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만 갖다 쓴 게 아닙니다. 인테리어도 살펴보면 상당부분이 눈에 익죠. 벤쓰에서 가져온 것들 이거든요. 물론 잘 만들어진 부품을 갖다가 활용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너무 아름답게 만들려다 보니 사용하기 불편한 곳도 있어요. 특히 센터 암레스트에 있는 메뉴 조작 다이얼은 손목 거치대에 많이 가려져있어 사용할 때 자주 걸립니다.



또 거의 모든 인테리어를 가죽과 카본으로 잘 마감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를테면 센터 디스플레이나 룸미러의 뒷부분은 고스란히 플라스틱이 드러나 있습니다.ㅎ 또 엔진 스타트 버튼 아래 공간은 음...키를 두는 공간 같기도 하고 뭔가를 놓으라고 한 것 같긴 한데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에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직접 뚝딱뚝딱 만들었다는 라벨은 이렇게 작게 도어 패널에만 붙여뒀습니다. 애스턴 마틴에게 핸드빌트라는 건 그리 내세울 것도 아닌, 그러니까 으레 그랬던 일이니까요. 헤헷 


마그네슘으로 만든 시프트 패들은 철컥 철컥 당겨지는 맛이 끝내줍니다. 크기도 커서 마치 손도끼 같죠. 운전대와 함께 한 번 잡으면 놓고 싶지 않은 부분이에요. 자세한 건 동영상으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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