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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에 눈이 휘둥그래질 소식이 하나 있었죠. 바로 로터스가 에비자라는 하이퍼카를 양산한다는 것! 에비자는 2017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로터스를 인수한 후 처음 선보이는 신차에요. 기존 로터스의 라인업뿐만 아니라 완전히 로터스 브랜드의 급을 격상시키는 모델입니다. 호들갑이 아녜요. 일단 수치적인 데이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500마력을 내는 고성능 전기모터 4개를 갖다가 최고출력 2000마력을 냅니다. 시속 100㎞ 가속시간은 3초가 채 안 걸리죠요즘 3초 미만 제로백이 흔해져 이건 별로 감흥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눈 크게 떠질 일은 다음 문장이에요. 시속 300㎞ 도달에 9초 미만!!! 이건 뭐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경량화는 여전합니다. 카본파이버로 섀시를 짜고 알루미늄, 마그네슘을 아낌없이 써서 중량이 고작 1680㎏에 불과합니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00㎞라는데 놀라운 건 급속충전기로 12분 만에 배터리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까 서킷 들어가서 20바퀴 돌고 커피마시며 쉬는 동안 다시 또 충전해서 또 탈 수 있는, 이를테면 인제스피디움에서 주유하러 앞에 S오일 나갔다 오지 않아도 된다는 거여요.

경쟁차는 애스턴마틴 발키리,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1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댓수도 한정이에요. 130대 만듭니다. 아마 다 팔렸을지도 몰라요.

, 오늘은 그래서 1년 전 벚꽃이 휘날릴 무렵 탔던 에보라 400에 대한 짤막한 소회나 하려합니다. 사실 이때는 루엘 매거진에서 일할 때에요. 당시에 벗꽃엔진이란 기사를 썼어요. 엔진을 훤히 드러낸 차 넉 대를 모았습니다. 488 GTB, 우라칸 LP610-4(후륜이었나;;), R8, 그리고 에보라 400까지였죠.

당시 에보라 400은 출력으로나 가격으로나 가장 떨어지는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희소성에선 가장 높았죠. 잘 볼 수 없는 차잖아요? 에보라 400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400마력 최고출력을 냅니다. 기존에 있던 에보라와 에보라 S를 대체하는 모델이죠. 로터스는 꽤 오랫동안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회사였어요. 새로운 플랫폼 개발은 고사하고 거의 모든 부품을 갖다가 조립하는 수준이었죠. 그럼에도 신모델이니까 최선을 다해 바디킷을 개발했습니다. 스포일러도 더 멋지죠? 그 덕에 더 큰 다운포스를 갖게 됐죠.

인테리어도 살짝 바꿨습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가 좀 더 고급스러워졌어요.

엔진도 기존 3.5L V6를 갖다가 그대로 썼습니다. 이 엔진은 많이 알려졌다시피 토요타에서 만들었어요. 여기에 슈퍼차저를 더했습니다. 가변배기도 더했어요. 버튼으로 배기플랩을 여닫아 사운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차의 중량은 1395kg에 그칩니다.

 로터스 내에서 에보라는 가장 고급스러운, 심지어 시트를 네 개나 갖춘! GT 성격의 차입니다. 워낙 엘리스나 엑시지가 익스트림 스포츠카다보니 에보라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굉장한 시도였어요.

에보라는 편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요. 변속기도 6단 자동을 선택할 수 있죠. 수동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사진기자와 에보라를 타고 촬영 스팟을 찾는데 정말 다른 어떤 차보다도 빨리(실제로도 빠른데 가속감은 훨씬 훨씬 큽니다)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함께했던 페라리, 람보, 아우디도 슈퍼카지만 덩치와 무게에선 에보라에 비할 수가 없죠. 작고 가벼운 차의 나가는 맛은 말 그대로 로켓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2+2구성이라 운전석 뒤에 2열 시트(라 쓰고 짐공간이라 읽는)가 있지만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터지는 배기소리가 마치 이어폰을 꽂고 듣는 것처럼 들려요. 왜 이땐 영상을 찍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 이때 정말 짧게 시승을 했었기 때문이네요. 하루에 넉 대를 다 찍었던가그렇다 보니 에보라 400은 한 서너 시간 밖에 못 탔습니다. 그런데 너무 강렬해요.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 꼬부랑길을 달리는데 정말 미친 듯 재밌게 탔습니다. 차의 움직임이 근래 탔던 어떤 차들보다 재밌었어요. 포르쉐 카이맨(982)을 타면서도 이 차는 엄청 재밌다는 생각을 했는데 에보라는 그냥 오마이갓! 가볍고 빠릅니다. 머뭇거림도 없어요. 슈퍼차저의 사운드와 엔진사운드가 내는 청각적인 만족감과 시야가 순식간에 좁아지며 다가오는 시각적인 자극, 그리고 꼬부랑길에서 몸통을 시트 볼스터로 연거푸 밀어붙이며 운전자에게 전해주는 박력에 숨이 막힐 정도에요. 신고 있는 파일럿 슈퍼 스포트 타이어도 거의 모든 능력을 다 발휘하고 브레이크도 나무랄 데가 없어요.

, 포르쉐와 비교해서 떨어지는 건 고급감, 브랜드가치, 감가, 품질, AS 등등 사실 포르쉐가 훨씬 낫긴하죠. 그리고 GT카라는 성격을 생각하면 에보라는 911과 붙여야 되는데 또 그렇게 되면 음.. 더 말해봤자 변명이겠네요. 완팹니다.

로터스는 들려주는 소리가 참 많습니다. 앞서 말한 동력계뿐만 아니라 이른바 잡소리도 많아요. 찌그덕거리거나 투당탕하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딱딱소리거나.. 하지만 수제차라는 말로 설명을 하고 납득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쓰지만 이건 큰 부분같아요. 에비자는 분명 다를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에보라는 에보라대로 아주 큰 매력이 있습니다. 재밌어요. 재밌어요. 재밌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클럽스포츠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앞으로도 어떨진 모르겠지만) 유럽에선 상당히 즐기고 있습니다.

봄날 벚꽃나무 아래에서 찍었던 예쁜 넉 대가 그립네요. 가을 단풍이 지면 그땐 또 알록달록 잎사귀 아래에서도 예쁘겠죠? 이차들은? 오늘은 시승기라고 하기보단 그냥 일기 같습니다.

동영상 시승기는 못 찍었습니다. 아쉽지만 아쉬운대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내년 꽃이 필 때 쯤이면 외롭지 않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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