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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혼다 레블 500 시승기

원태아버지 2020. 5. 26. 20:42

레블500은 혼다가 내놓은 크루저입니다. 근데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뭔가 좀 아재스럽고 쉽게 오르기엔 머뭇거리게 되는 크루저가 아니네요. 뭔가 <레니게이드>스럽고, 뭔가 <터미네이터>스러운 부담이 전혀 없어 독특해요. 아시죠? 장발을 기르던가, 아일비백을 외쳐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레블이란 모델은 오래 전에 있었습니다. 1985년에 레블 250이 있었죠. 혼다 CMX250C라고도 불렸고 혼다 페로니스트라고도 불렸고. 그땐 캐주얼크루저라고 불리진 않고 교육용으로 주로 쓰였습니다. 미국 모터사이클 안전 협회에서 교보재로 쓰였거든요. 이를테면 우리나라 2종 소형 시험보는 미라쥬250인 셈이죠.

그랬던 레블 250 2017년 레블300과 레블500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습니다. 레블 300은 스쿠터코업이란 곳에서 소량 수입 판매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혼다코리아에서 레블 500을 정식발매했습니다. 가격은 831만원. 여기까지만 들어도 솔깃하죠? 지금 레블 1100도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얘도 들어올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장점

-       가격. 831만원이면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들여다봐도 경쟁차를 찾기 힘든 가격이죠. 특히나 크루저 장르에서는 더욱 더.

-       담백한 스타일링. 아이에게 이게 오토바이야라고 설명해도 될 만큼 간결하고 정확한 구성입니다. 물론 모터사이클이라고 불러야겠지요? ^^

-       어떤 라이더가 타더라도 일관되게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움직임. 조향, 가속, 제동 어느 것 하나 어긋나는 부분이 없습니다. 완벽하다는 건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가격 대 성능을 따졌을 때 이만하면 훌륭하지 뭘 더 바래죠.

-       다리와 엉덩이로 전해지는 고동감. 레블 500의 엔진은 CB500 시리즈에 쓰였던 병렬2기통엔진입니다. 다만 실린더의 점화간격을 조정해 독특한 진동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렇다고 할리스럽단 건 아녜요. 그리고 이 진동도 출발하면 자연스레 매끈해지며 희미해집니다. 시속 40km까진 그래도 진동이 어렴풋하게나마 올라옵니다. 하지만 그거면 됐죠. .

-       꽤 듣기 좋은 배기사운드. 순정상태인데도 배기가 상당히 좋습니다. CB500시리즈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울림감이 있네요. 머플러 디자인은 좀 거시기허지만.

-       슬리퍼 클러치를 갖춰 가감속할 땐 제법 스포티한 맛이 납니다. 그러니까 감속할 때 자신있게 저단으로 내려도 뒤가 털리는 호핑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라이더는 안심할 수 있죠. 또 그렇다보니 가속할 때도 자신있게 스로틀을 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놀라고 박수쳤던 부분은 이 슬리퍼클러치입니다.

-       낮은 시트고. 시트고가 겨우 690mm입니다. 이건 영상으로 바로 보시죠. 제 키는 178cm입니다.

-       가벼운 클러치와 브레잌. 클러치 레버가 엄청 가벼워요. 악력이 약한 라이더도 손에 피로도가 상당히 적겠습니다. 장거리를 갈 때 쉴 새 없이 당기는 클러치 레버는 신체 피로도를 쌓이게 하는 주요원인 중 하나잖아요. 레블 500은 그 부분에서 꽤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

-       계기판. 유기액정을 쓴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 계기판은 다양한 정보를 보여줍니다. 기어단수, 시간, 속도, 연료량. 하지만 RPM게이지는 없어요. 그래서 소리를 들으며 변속하거나 엔진이 힘들어할 때 변속하거나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계기판의 문제점은 난반사에요. 해가 정수리에 있을 때는 마치 형광등을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처럼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제점이죠.

-       수납공간. 아예 없습니다. 별도의 액세서리를 팔긴 해요. 사이드 패니어를 달거나 하면 보완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또 돈이 들긴 하죠.

-       11.2L 연료탱크. 작죠? 5000원어치 기름 넣었더니 100km갔습니다. 혼다 공인연비는 40.2km/L인데 이건 시속 60km로 정속 주행했을 때 얘기라 현실성이 떨어지죠.

-       무딘 선회 감각. 앞 타이어의 두께는 130, 뒤 타이어는 150mm나 됩니다. 그 덕에 폼은 나죠. 하지만 그 탓에 선회감각이 날카롭진 않습니다. 무디죠. 돌아나갈 때 선이 부풀어오르는 건 아니지만 이리 쌱, 저리 쌱 하진 못해요. 다만, 한 번 누우면 묵직하고 안정적으로 돌아나가죠. 라이더가 낮게 내려앉아 더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이건 단점에 적긴 했는데 11단이 장단이 있네요.

-       단단한 승차감. 앞 정립식, 뒤 더블 쇽 스윙암으로 된 서스펜션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두 바퀴가 노면에 잘 붙어있게 누릅니다. 하지만 굴곡이 있는 노면에선 엉덩이가 꽤 아파요. 하지만 이것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ㅎ 수긍이 갑니다.

-       레블500은 크루저지만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 포워드스탭이 아닌 미들스탭에 가까운 자세가 나옵니다. 그래서 네이키드 모터사이클 같은 느낌이 나죠. 더 적극적으로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탓에 변속기 커버가 정확히 정강이에 맞닿습니다. 데일 수 있죠. 물론 혼다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플라스틱 커버를 대놨습니다. 딱히 단점이라고 하기엔거시기허네요.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꾸미기도 좋은 레블 500. 다만 인기가 너무 높아 구하기도 힘든 레블 500.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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