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3.5T AWD 시승기

2020년 마지막 신차가 될 제네시스 GV70 3.5T시승기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SUV중 이런 성격을 가진, 그러니까 생긴것만 스포티한 게 아니라 성격자체가 스포츠 SUV라고 거리낌없이 표현할 수 있었던 차는 처음인 것 같아요.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다이내믹했습니다. 

이번에 외장 칼라도 열 두 가지나 갖고 나왔죠. 그 중 여덟자지 반짝거리는 색깔을 사진으로나마 보여드립니다.

세빌실버

우유니 화이트

비크 블랙

바로사 버건디

카디프 그린

카본 메탈

로얄 블루

마우나 레드

실내에서 봤을 때와 느낌은 비슷합니다. 제 눈엔 세빌 실버와 로얄 블루, 그리고 카본 메탈이 멋져보였습니다.

투싼과 싼타페 사이에 위치하는 길이(4715mm)를 가졌지만 너비(1910mm)는 가장 넓습니다. 그리고 높이(1630mm)는 또 가장 낮죠. 그러니까 넓고 낮은, 이른바 안정적으로 잘 달리게끔 생긴 차의 비율이에요. 

게다가 앞뒤바퀴 사이 거리는 2875mm로 석 대 중 가장 넓습니다. 바퀴를 네 귀퉁이로 밀어냈죠. 시각적으로 뿐만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운동성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GV70는 특이하게 스포츠와 스탠다드 디자인으로 나왔죠. 그리고 스포츠 디자인은 단지 생김새만이 아니라 성능에서도 꽤 차이가 납니다. 스포츠와 스탠다드의 차이는 이전 글에서 다뤘으니 링크로 대체할게요.

제네시스 GV70 살펴보기

시승차는  GV70 3.5T AWD입니다. 넣을 수 있는 옵션은 거의 다 집어 넣어서 가격이 7480만원에 달하죠. 가격이 바로 어제 발표된터라 시승동안엔 인지하지 못했는데 타면서 느낀바로는 비싼 감이 있죠. 굉장히 정교하게 옵션을 구성해 놔서 원하는 걸 하나하나 집어 넣다보면 순식간에 몇 백만원씩 올라가겠어요.  

GV80과 G80에서 경험했던 V6 트윈터보 가솔린엔진은 GV70에서 노도와 같은 힘을 보여 줍니다. 흰소리 조금 보태면 거의 G70 3.3터보만큼 튀어나가요. G70 제로백이 비공식적이지만 5.1초 정도였는데 GV70도 거의 그만큼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과잉이라는 형용사를 쓸 수있는 국산 SUV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하면 준전기차처럼 뒤통수가 헤드레스트에 푸욱 묻히며 튀어나갑니다. 최대토크, 최고출력 모두 형제 차들에 들어가는 그것과 다르지않은데 가속감은 훨씬 강하게 와닿습니다. 속도감도 없어요. 툭하면 속도계가 12시를 넘어섭니다. 

GV70의 주행성능에서 인상적인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누가 뭐래도 서스펜션입니다. 기본적으로 3.5T의 하체는 단단해요. 근데 충분히 패밀리 SUV로 쓸 수 있는 정도입니다. 또 3.5T에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되죠. 룸미러 뭉치에 달린 카메라가 전방 도로의 지상고를 미리 파악해 댐퍼 감쇄력을 단단하게, 무르게 바꿉니다. 

시승차는 GV70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사이즈인 255/40R21인치의 휠타이어를 장착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속도방지턱, 웅덩이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노면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충격이 되게 잘 걸러져요. 감히 현대제네시스 차 통틀어 최고의 서스펜션이라는 생각이 드는 까닭입니다. 게다가 스포트와 컴포트 모드 모두 최적화돼있어요. 스포트 모드에선 탄탄해진 서스펜션이 바퀴가 노면을 눌러대며 나가는 느낌이 준 스포티 세단에 버금갑니다. 꼬부랑길을 달리는데 예상하고 기대하는 수준 이하의 롤링이 발생해 웃음이 났습니다. 내가 제대로 느낀 건가 싶어 같은 구간을 연거푸 달렸는데 맞습니다. 

또 컴포트 모드에선 댐퍼 감쇄력이 상당부분 풀어지는데 풀어진다손 치더라도 이게 물렁물렁하게 퍼지는 게 아니라 탱글탱글한 느낌이에요. 2열 시승이 더욱 기대됐습니다. GV80과의 큰 차이점도 서스펜션이었어요. GV80을 시승할 때 제가 이런 글을 적었죠. 그대로 옮겨보면.

요약하면 “스포트와 컴포트 모드간에 차이가 확실하고 컴포트에선 많이 헐렁한데 스포트로 두면 확 조여져 차의 움직임이 줄어든다.”입니다.

제네시스 GV80 시승기(GENESIS GV80 test drive)

두번째 인상적인 부분은 조향감입니다. 이건 근데 아쉬운 부분으로 기억에 남아요. 컴포트와 스포트 모드 간에  차이가 되게 큽니다. 스포트 모드에선 거의 스포츠카 수준으로 무거워요. 그래서 스포트와 컴포트의 중간값을 스포트 모드 스티어링으로 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의도적인 설정같습니다. 그러니까 운전자가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는 건 운전대니까 스포트 모드에선 상당히 무겁게 만들어 차가 더 안정적이고 묵직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거죠. 그리고 센터로 정렬하려는 그 인위적인 전자식 스티어링의 감각도 셉니다. 이건 마치 2013년에 탔었던 현대 제네시스(BH) 다이내믹 에디션의 강한, 잡기싫게 만드는 그 감각을 떠올리게 만들어 별로였어요. 

앞서 적길, 좌우 롤링이 많이 없다고 했죠? 하지만 앞뒤 피칭은 제법 느껴집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널뛰기하는 듯한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감지가 됩니다. 특히 제동할 때는 앞이 훅 주저앉고 뒤가 재빠르게 따라 앉는데 거슬릴 수 있겠어요.

GV80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들어갔죠?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의 반대 주파수를 쏴서 상쇄시키는 기술. 이건 빠졌습니다. 그런데 주행간에 신경쓰일만큼 소음이 크진 않았습니다. 물론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비례해서 커지긴 합니다만 눈쌀찌푸려질 수준은 아니었어요.

아, 이번 GV70엔 개선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적용됐죠. 이거 아주 멋집니다. 짧은 영상으로 보시죠.

시승간 연비는 5km/L를 웃돌았습니다만 참고할 수치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많이 적극적으로 달렸거든요. ㅎ 오늘은 여기까지 적을게요. 기타 인테리어나 편의장비 부분은 앞서 적은 글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제네시스 GV70 살펴보기

영상도 남깁니다.

요건 스포츠와 스탠다드 디자인의 비교 영상.